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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이야기/일반판 블루레이 이야기

길 펜더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미드나잇 인 파리)



간만에 아주 좋은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2011) 를 블루레이 덕분에 봤네요~~~

집사람도 아주 좋아해서 블루레이 라이프를 계속해온 것에 새삼 보람을 느껴 봤습니다~



블루레이 메뉴의 스크린 샷들...

※ 주의 : 캡쳐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먼저 영화가 시작되면 3분여 동안 파리의 모습이 보여집니다.

처가 식구들과 올해는 꼭 가려고 했는데 매년 내년을 기약하게 되네요...

이 영화를 보고나면 다들 파리에 가고 싶어하시게 될 것 같아요~






그때가 더 좋았겠지...
(과거를 사랑하는 이들의 만남, 길과 아드리아나)


이 영화는 영화에서 언급되는  미니버 치비((E.A.Robinson의 동명의 시(1907)의 주인공; 중세를 로맨틱하게 꿈꾸는 현대인)),

즉 과거를 꿈꾸는 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사실 과거의 환상을 쫓는 것이 이 특별한 이야기 속의 주인공만이 할 법한

그런 특별한 일은 아니겠지요. 누구나 한번 쯤은, 아니면 자주 생각해 볼 법도 한 것이기에

이 영화를 받아들이는 데 전혀 저는 이질감이 없었나 봅니다.

돈 잘 버는 헐리웃 시나리오 작가이지만 순수소설을 쓰려 작정한 작가 길 펜더가

bitchy스런(엘런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약혼녀 이네즈와 파리 여행을 오면서 작품은 시작됩니다.

극에서 나오는 애정관계들이 없어서는 안될  필수요소이겠지만 제겐 길과 그녀들(?)과의 관계보다는

주인공인 길 만이 아닌 어찌보면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주제인 과거에 대한 근거없는 막연한 애정과 갈망에

더욱 집중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누군가가 살았을 과거의 어느 때를 동경하지만,  그 과거도 어느 누군가에겐 지루했을 현재였을 뿐이었겠지요.

2010년의 사람은 1920년대를 동경하고, 그리고 20년대의 사람은 1890년대의 벨에뽀끄 시대를 동경하고,

그리고 누군가에겐 천국과도 같은 이상향인 벨에뽀끄 시대의 사람들은 그 이전의 르네상스 시대를 갈망하고...

답은 누군가의 현재나 과거가 아닌 자신의 현재에 있었던 것입니다.

현재가 가장 아름다운 때라는 이렇게 간단하지만 놀라운 진리와 교훈을 남기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 벨에뽀끄(Bell Epoque, 좋은시대)

‘좋은 시대’라는 뜻.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파리는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풍요와 평화를 누렸다.

예술·문화가 번창하고 거리에는 우아한 복장을 한 신사 숙녀가 넘쳐흘렀다. 물랭루즈와 레스토랑 맥심으로

대표되는 아름다운 꽃의 파리를 이루었다.

그 후 외교면에서나 경제면에서나 쇠퇴와 핍박이 계속되어 1900년대 초의 파리를 아는 사람들은 한없는 애착심을 가지고

이 시대를 ‘좋은 시대’라고 불렀다. -네이버 지식백과

 






길 펜더의 두번의 타임슬립

동경해오던 1920년대 파리로의 타임슬립의 도구는 바로 구형 푸조(Peugeot)입니다~~~~

소시적에 제가 좋아했던 The Phantom Tollbooth라는 영화에서는 주인공 마일로가

빨간 자동차를 타고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진 환상의 세계로 떠나는 것처럼,

총 4번 등장하는 구형 푸조가 길 펜더를 그가 사랑하는 과거의 20년대의 황금시대로 데려 갑니다.

유심히 귀를 기울이고 들으니 푸조는 종이 12번 울리는 자정 12시 정각에 등장을 하더군요~~~

벨 에뽀끄 시대로의 또 한번의 타임슬립에서는 물론 이동수단이 마차로 달라지긴 합니다~






누구와 사랑일까...

1. 레이첼 맥아담스(Rachel McAdams)
우디 감독이 각본을 쓸 때부터 레이첼 맥아담스를 염두했다는 데요~
우디 감독이 레이첼 맥아담스에게 평생 이쁜이 연기만 하긴 원치 않을테니 좀 고약한(bitchy) 연기를 주문했나 보네요~
정말 이 영화에서 나오는 레이첼은 된장녀스럽고 역겹습니다~

2. 마리옹 꼬띠아르 (Marion Cotillard)
배경이 파리인만큼 우디 감독이 아드리아나 역에 프랑스 여배우를 원했는데 바로 첫번째가 마리옹 꼬띠아르였다네요
참 매력적인 여배우입니다~나이도 저와 동갑이라서 더욱 호감이 가는 배우^^

3. 레아 세이두(Lea Seydoux)
사실 이 배우를 잘은 모르지만 아주 매력적이에요~
미션 임파서블에서는 창밖으로 사라지는(?) 냉혹한 킬러역을 맡았던 레아 세이두~
이 영화에서는 아주 매력적으로 등장하네요~ 


블게의 회원님들께선 왠지 마리옹양을 가장 선호하실 것 같아요~~~






20년대와 벨에뽀크의 황금시대의 주역들...


-1920년대



구형푸조에서 만나는 T.S.엘리엇을 빼놓았지만 먼저 초 현실주의 3인방(?)부터 대충 소개를 하자면요~~

1. 애드리언 브로디(Adrien Brody)가 연기한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 ~~~
자신의 이름이 달리라고 말하는 장면이 아주 재미납니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80005&cid=200000000&categoryId=200004575

2. 안달루시아의 개에서 그 충격적인 눈알 장면으로 유명한 루이스 부뉴엘(Luis Bunuel)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03642&cid=200000000&categoryId=200004587

3. 미국의 초 현실주의 사진작가 만 레이(Man Ray)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87805&cid=200000000&categoryId=200004571



4. 1920년대의 장 콕토의 파티에서 미국의 작곡가인 콜 포터(Cole Albert Porter)가
let's do it을 부르고 있는 데 노래가 아주 감미롭고 중독성이 강해서 곧 미드나잇 인 파리 ost를 구입하게 될 것 같습니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58481&cid=200000000&categoryId=200004558

5. 톰 히들스턴(Tom Hiddleston)이 연기한 스캇 피츠제랄드(F. Scott Fitzgerald)의 부부,
특히 피츠제랄드의 작품들이 제겐 전공 공부의 일부였기에 나름 이들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영화 속 그들의 모습이 나름 고증이 잘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892688&cid=962&categoryId=962

6.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로 나온 배우가 참 멋지더군요~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62839&cid=200000000&categoryId=200003916

7. 파블로 피카소(Pablo Ruiz y Picasso)가 극 중에서 아드리아나를 그렸다는 장면이
나오지만 사실 아드리아나 만큼은 가공의 인물이지요~ 
아래 스크린 샷에서 나오는 작품은 실제로는 그의 1928년작목욕하는 사람("La Baigneuse"(The Bather))입니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60154&cid=200000000&categoryId=200004574

8. 미국의 여류 소설가이자 마티즈의 작품을 단돈 500프랑에 사버리는 악덕(?) 미술품 수집가인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 역에는 반가운 케시 베이츠(Kathy Bates)님이 출연을 하셨네요~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67267&cid=3009&categoryId=3009

9. 그리고 투우사 증의 역대 최고의 마타도르로 여겨지는 후안 벨몬테(Juan Belmonte)
http://en.wikipedia.org/wiki/Juan_Belmonte



-벨 에뽀끄 시대(1890년대)

인상파 화가 3명이 등장하는데요 첫번째가 로트렉(Henri de Toulouse Lautrec´)과 고흐의 친구, 폴 고갱(Paul Gauguin),

그리고 무희를 많이 그린 에드가르 드가(Edgar Degas)가 등장해서 아드리아나와 교제를 나눕니다~







황당한 외계인, 아니 사이비 지식인(pseudo intellectual) : 폴


이 작품에는 제가 가장 싫어하는 인간 군상중의 하나인 지식을 잘난체 하는

그런 캐릭터가 하나 나오네요. 마이클 쉰(Michael Sheen)이 연기한 폴이 그러한 부류입니다.

사실 지식은 좋은 책 읽고 잘난체나 하라고 있는 것이 아닌데 말이죠~~~

현학적(pedantic)이라는 단어가 그를 수식하며 자주 극에서 등장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런 그를 발라버리는 이가 하나 있으니....





퍼스트 레이디, 그리고 미술관 가이드, 칼라 브루니(Carla Bruni)


그런 현학적인 폴을 발라버리는 멋진 캐릭터는 미술관 가이드역의 칼라 브루니였습니다.

누군지 아시죠? 바로 남편이 전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지요.

영화 촬영 당시에 그녀는 프랑스의 현 대통령의 퍼스트 레이디였지요~~~

정말 가장 아름다운 퍼스트 레이디에 동감을 합니다~

※ 주의 : 캡쳐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서로 의견이 다르면 어때 민주주의 좋은게 뭐야!!!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주의에서 각자의 의견이야 다 다를 수 있겠지요?

그러나 역사를 잊어버린 국민에게 미래는 없다고 봅니다.

요즘 역사교과서와 관련해서 돌아가는 꼴을 보노라면 정말 열불이 나서 제 명에 못 살 것 같기도 합니다.

무튼 우꼴보수라는 표현이 crypto-fascist airhead zombies라는 것을 처음 알아서 잘 배웠습니다~~~





전반적인 화질은 아주 준수하구요~ 전체적인 색감이 아주 따스하게 느껴지는 그런 화질입니다.

날카로운 음 분리를 요구하는 장르가 아니기에 멀티채널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1920년대의

감미로운 음악을 전달하기에는 그리 지장이 있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서플이 예고편조차 전무하다는 것이 좀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차치하고 아카데미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각본이 정말 잘 쓰여져 있구요. 약간의 배경지식만 더하면

더욱 온전히 감상해 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 아주 강추드리는 바입니다~~~

그럼 즐거운 하루 되시길 빌며...한나맨 올림






p.s. 왜 달리는 코뿔소를...

이 장면이 이해가 안갔습니다~~ 차를 타면 과거로 오는 이 기괴한 현상을 털어놓는 주인공 길 펜더에게

역시 초현실작가들 답게 한마디씩 던지는데,

만레이는 사진 작가이고, 부뉴엘은 영화감독이니

이해가 가는데 왜 달리는 코뿔소를...???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지식을 공유해 주세요~~~^^